명품,신상,핫플,
빌게이츠 꿈 이뤄준 이재용…삼성이 3년 연구 끝 만든 ‘첨단 변기’는
레이찰스
2022. 8. 31. 08:11
빌게이츠 꿈 이뤄준 이재용…삼성이 3년 연구 끝 만든 ‘첨단 변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게이츠재단의 의뢰를 받아 '신개념 화장실' TF 개설을 지시했다./유튜브
삼성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 의뢰로 개발한 ‘신개념 화장실(Reinvented Toilet, 이하 RT)’을 공개했다.
30일 삼성전자 유튜브 채널에는 ‘삼성전자, ‘신개념 화장실’로 지구의 난제 해결에 동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는 2019년 삼성종합기술원이 물과 하수처리 시설 없이 작동하는 RT 개발에 뛰어들게 된 계기와 개발 과정 등이 담겼다.

게이츠재단이 2018년 삼성전자에 '신개념 화장실' 개발을 의뢰했다./유튜브
RT는 빌&멜린다게이츠재단(게이츠재단)이 물과 하수처리 시설이 부족한 저개발국가에 보급하기 위해 개발·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화장실이다.
유니세프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세계에서 36억명이 화장실 부족이나 안전하지 않은 정화처리 시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빌 게이츠는 “세계인구의 절반가량이 (화장실에서) 존엄성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게이츠재단은 2011년부터 중국·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연구기관과 대학에 재정을 지원해 RT 개발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게이츠재단은 2018년 삼성전자에 RT 개발을 의뢰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종합기술원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신개념 화장실에 적용되는 3가지 모듈./유튜브
김기남 삼성종합기술원 상무는 “게이츠재단 직원들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초등학교를 방문했다”며 “맑은 눈동자를 갖고 있는 아이들이 화장실을 쓰는데 변이 앉는 자리까지 가득 찬 곳에서 볼일을 보는 걸 봤다”고 말했다. 이를 본 TF 연구원들은 삼성이 가진 기술력으로 봉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TF는 2019년부터 연구를 시작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RT 개발에는 어렵기로 소문난 고체역학, 정역학, 유체역학, 동역학, 열역학 이론을 적용해야 했다. RT는 ▲소량의 물사용으로 물과 고체를 분리시키는 변기 모듈 ▲분리된 물과 고체를 빠르게 정화시키는 바이오 정화처리 모듈 ▲분리되지 않은 찌꺼기를 불로 연소시켜 제거하는 고체처리 모듈로 만들어졌다.
개발 과정에서 오물이 넘치거나 시험 단계에서 호박씨가 탈수구를 막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독한 냄새도 견뎌야 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신개념 화장실'. /삼성전자
마침내 TF는 3년간의 노력 끝에 삼성의 독자적인 기술로 게이츠재단의 유출수 및 배기가스 조건을 만족하는 가정용 RT 프로토타입을 완성했다
김낙종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은 “‘이거 진짜 안 되나’를 하루에도 몇 번씩 되뇌었다”며 “오랜 기간, 묵묵히 각자 역할을 했기 때문에 완성도가 올라갔다”고 했다.
현재 가정용 RT 프로토타입은 실사용자 시험을 마친 상태다. 게이츠재단은 앞으로 양산을 위한 효율화 과정을 거쳐 하수시설이 없거나 열악하고 물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에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RT 기술 특허를 저개발국 대상 상용화 과정에 무상으로 라이센싱할 계획이다.
김자아 기자 kimself@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