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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위대에 “다 했죠?” 발언 해명… “쌀쌀맞게 느껴졌던 것 같다”

레이찰스 2021. 12. 12. 06:39

이재명, 시위대에 “다 했죠?” 발언 해명… “쌀쌀맞게 느껴졌던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7일 서울대 방문 때 자신을 향해 "차별금지법 제정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한 말에 사과하라"는 항의를 받자 "다했죠?"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페이스북
차별금지법 제정 시위를 벌인 성소수자들을 향해 “다했죠?”라고 웃으며 말해 논란을 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쌀쌀맞게 느껴졌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10일 대구의 한 카페에서 대학생·취업준비생 등이 참석한 ‘쓴소리 경청’ 행사에서 이에 대한 질문에 “계속 이야기가 길어져서 ‘다 말씀하셨죠’라고 말한 것인데 그게 좀 쌀쌀맞고 차갑게 느껴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7일 서울대 방문 때 자신을 향해 “차별금지법 제정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한 말에 사과해 달라”는 시위대의 항의에 웃으며 “다했죠?”라고 말한 뒤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 이를 두고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성소수자들의 가슴에 ‘나중에’의 상처가 선명한데 이제 ‘다했죠’의 상처까지 더해졌다”며 “이 후보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염원했던 모든 시민께 사과하길 바란다”고 했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 역시 “잔인한 천사의 미소였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노령의 시장상인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다정한 감성의 소유자가 항의하는 성소수자들에게는 약 올리듯 ‘다했죠’라고 말한다. 너희는 표가 안 된다는 얘기”라고 했다.

이 후보는 또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에 글을 올렸다가 운영 규정 위반으로 삭제된 것과 관련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인터넷 댓글에 “맞는 말이다”라면서 “제가 그 커뮤니티에 글을 쓴다고 그 사람들이 생각을 바꾸어서 비호감을 하다 지지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여성 커뮤니티에도 가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남성이라 가입이 어려우나 ‘아바타’라도 해서 한번 해볼까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비호감도가 무엇 때문에 형성됐느냐’는 질문에는 “왜 저를 싫어하게 됐나, 왜 팩트가 아닌 것으로 공격받아 상처투성이가 되었느냐를 생각하니 비주류 정치인의 운명 같았다”고 답했다. 그는 “기득권 세계에서 성장한 정치인이면 (다른 사람들과) 관계가 좋은데 저는 주류가 아닌 변방의 비주류, 아웃사이더로 공격의 대상이 됐다”며 “저는 물론 공격을 활용해 밟고 올라와 빨리 성장한 측면이 있지만 대신 상처는 엄청 많다. 상처는 엄청 많고 온몸이 흉터투성이”라고 했다.

또 ‘페미니즘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가 포함된 홍준표 지지자의 글을 공유했는데, 기존 페미니즘 옹호하는 집토끼들과 그들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저는 그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청년이 남녀 나눠서 싸우고 있는데 문제 해결에 대한 노력은 많이 부족했고 결국 들어주지도 않은 것 같다”며 “청년들이 남녀를 나눠 갈등하는 건 기회가 부족해서 생긴 문제”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2ka0@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