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멕시코서도 구내식당 찾았다…협력업체도 깜짝 방문
중앙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의 구내식당에서 배식을 받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석 연휴 기간 해외로 보폭을 넓혀 현장 경영을 이어갔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하고, 현지 공장을 찾아 경영전략을 점검하며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광복절 사면·복권 뒤 국내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직원들과 스킨십을 늘려왔는데, 이번에 해외 사업장으로 행보를 확대한 것이다.
12일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의 대통령궁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2030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하고, 삼성과 멕시코 기업 간 중장기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오브라도르 대통령에게 “부산세계박람회는 ‘더 나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비전과 혁신 기술을 제시하는 장(場)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부산이 엑스포 개최의 최적지임을 강조했다고 한다. 앞서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이 부회장과의 면담 사실을 올려 두 사람의 만남이 공개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이후 멕시코 케레타로의 삼성전자 가전 공장과 하만 공장, 삼성엔지니어링 건설 현장 등을 방문해 현장 상황을 살펴봤다. 또 직원들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떡만두국·비빔밥으로 식사를 하며 추석 명절에 가족들과 멀리 떨어진 해외에서 근무하는 것을 격려했다고 한다.
또 현지 ‘워킹맘’들로부터 육아·업무 병행의 어려움을 듣고, 직원들의 숙소를 직접 방문해 애로사항을 살피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고객들과 동료 직원들을 위해 현장에서 헌신하는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지금은 비록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한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미래를 개척하자”고 말했다.
하만은 이 부회장 주도로 2017년 삼성이 인수한 세계 최대 전장(電裝) 업체이자 음향 전문기업으로,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20년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PEMEX)의 자회사로부터 4조5000억원 규모의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대통령궁을 찾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에게 '2030 부산세계박람회' 개최 지원을 요청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멕시코 케레타로 가전공장을 찾아 현지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 부회장은 그간 설·추석 등 연휴 기간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미팅을 갖거나 해외 현지 사업을 점검해왔다. 지난 2020년 1월 설 연휴엔 현지 사업 점검차 브라질을 찾았다. 2019년 2월 설엔 중국을 찾아 반도체 사업을, 그해 9월 추석엔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리야드 건설 사업 현장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멕시코 출장에서 삼성의 사업장뿐 아니라 현지 협력업체인 대영전자를 방문하는 ‘깜짝 행보’를 보였다. 1996년부터 삼성전자와 협력관계를 이어온 대영전자는 멕시코에 함께 진출해 가전제품 생산에 필요한 전력제어 부품 등을 생산해 케레타로 공장에 납품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멕시코에 동반 진출한 협력회사 대영전자 현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 부회장의 이 같은 광폭 행보를 두고 재계에선 그의 회장 승진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54세인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44세의 나이로 부회장에 승진한 뒤 11년째 현 직위에 머물고 있다. 5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회장’ 타이틀을 달지 않고 있다.
이번 추석 연휴 뒤 이 부회장의 행보는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조만간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사용을 약속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 참여를 선언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가 그의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신경영을 선언한 지 30년째라 ‘뉴 삼성’을 지향하는 새로운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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