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94.9% 항체 생겨도 집단면역 NO…'방어면역지표'의 비밀
중앙일보
지난해 서울 중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백신접종을 하는 모습. 뉴스1
최근 국민 94.9%가 코로나19 항체를 가지고 있다는 방역당국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20명 중 1명만 빼곤 백신 접종이나 자연 감염을 통해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인데, 당국은 “집단 면역이 형성됐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설명한다. 코로나19 발발 초기에는 인구의 60~70%가 백신을 맞거나 감염돼 면역을 가지면 집단 면역 효과가 나타나 사태가 종식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제는 대다수 국민이 항체를 가졌는데 왜 집단 면역은 불가능한걸까.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백신 접종과 자연 감염에 의한 전체 항체양성률은 94.9%다. 국민건강영양조사(국건영)에 참여한 1612명의 10세 이상 국민에 대한 조사 결과다.
이번 항체 조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S항원과 N항원 중 어디에 결합하는 항체를 보유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S항체는 자연 감염 또는 백신 접종한 경우, N항체는 자연 감염인 경우에만 확인된다. 조사 대상 중 S항체 보유자는 94.9%(1530명), N항체 보유자는 15%(241명)로 나타났다. 지난 봄 국내 오미크론 대유행에 따라 자연 감염으로 얻어진 N항체를 가진 이들은 급격히 늘었다. 1월 0.6%에서 2월 2.5%, 3월 16.5%, 4월에는 36.1%까지 급증했다. 반면 S항체 양성자는 1월 93.2%, 2월 95.8%, 3월 95.8%, 4월 94.7%로 변화가 미미했다. 국내 백신 접종률(1차 87.8%, 2차 86.9%)보다 다소 높은 수치다.
당국은 항체를 가졌다고 해서 코로나19 면역력을 가졌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한다. 김병국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백신효능평가팀장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처럼 지속적으로 변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집단 구성원의 90% 이상이 항체를 형성하고 있다고 해도 집단면역이 형성됐다고 말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집단면역에 대해 “특정 집단에서 바이러스 등 특정 병원체ㆍ감염원에 대해 집단 구성원의 60∼70% 이상이 특이적 항체를 형성해 특정 감염원의 집단 내 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처럼 계속 변이가 발생하는 바이러스는 변이 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없고, 항체는 시간이 지나며 차차 소실되는 경향을 보이며 재감염이 일어난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항체양성률이 90% 이상으로 높더라도 이론적으로 항체양성률만을 갖고 집단면역 형성을 말하기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최근 조사에서 나온 항체 양성자의 항체 수치는 개개인 면역도 수준에 따라 다양하고, 어느 정도의 항체 효과가 바이러스 방어를 나타내는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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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코로나19 항체 양성률 95%가 곧 면역력있는 인구 95%라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코로나19 항체 검사에서 어려운 점이 항체가 양성이냐, 음성이냐는 알 수 있는데 바이러스로부터 보호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를 가를 수가 없다는 점”이라며 “항체가 있지만 그 수치가 10일 수도 100일 수도 있는데 어느 정도 수치가 돼야 보호효과가 있다는걸 가를 기준이 아직 없어서다”라고 설명했다. 변이에 따라 항체가 감염 예방 하는 효과가 없기도 하고 항체가 있다해도 3개월 이상 지나면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도 집단 면역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엄 교수는 설명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는 ‘방어 면역 지표’는 중화항체 값을 측정해야 한다”며 “항체를 가졌다해서 코로나19 감염에 방어가 가능하다고 판단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스더ㆍ어환희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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