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정숙씨’는 왜 버티기와 칩거에 들어갔을까?
[서민의 문파타파]
옷값 등 김정숙 여사 둘러싼 소송
잇따른 패배에도 침묵하는 이유
일러스트=유현호
‘의식주’를 인간에게 필수적인 3요소라 부르는데, 이 중 두 가지에 관한 논란이 올해 터졌다. 김혜경씨는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 지사를 지낼 당시 초밥과 쇠고기를 배달시킬 때 법인 카드를 썼다는 의혹 때문에 곤욕을 치렀고, 김정숙 여사(이하 여사님)는 지난 5년간 입은 수많은 옷을 무슨 돈으로 샀느냐는 공격에 직면해 있다.
여사님이 둘 중 하나를 택하는 게 가능했다면 아마 법인 카드 의혹을 택하실 것 같다. 대통령 영부인이 법인 카드로 음식을 먹는 건 큰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여사님이 음식 대신 옷에 탐닉한 건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다. 그렇다고 해서 옷만 아니었다면 여사님이 이런 신세가 되지 않았을 텐데, 하고 말할 수는 없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초만 해도 ‘유쾌한 정숙씨’로 불리며 추앙받던 여사님이 이렇게 된 것은, 물론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못한 것도 원인이 됐겠지만, 여사님이 본인에게 전달된 경고 메시지를 거듭 무시한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첫 번째 경고는 2019년 6월, 모 일간지에 게재된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란 칼럼이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25개월간 19번 출국했는데, 유독 관광지를 많이 찾았고, 그때마다 여사님이 동행했으니, 혹시 여사님이 원해서 해외 순방을 가는 게 아니냐는 내용이었다. 그 증거 중 하나로 제시된 노르웨이 베르겐만 놓고 본다면 다른 해석을 할 수 있겠지만, 여사님 혼자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방문한 인도는 누가 봐도 수상쩍었다. 4개월 전에 대통령과 같이 인도에 다녀온 데다, 다시 가야 할 만큼 시급한 현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여사님은 굳이 인도에 갔고, 타지마할 앞에 앉아 그 유명한 사진을 찍는다. 이 칼럼이 여사님에게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면 좋았을 테지만, 이후 벌어진 일은 “인도에서 먼저 여사님을 초청했다”는 청와대의 거짓말과, 칼럼을 쓴 기자를 상대로 한 청와대 비서실의 소송이었다.
1심 결과는 청와대의 참패. 재판부는 칼럼 내용 중 사실관계가 틀린 게 없으며, 권력자는 뒤에 숨고 비서실이 대신 나서서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갈했다. 하지만 이 판결도 여사님의 행동을 바꾸지 못한 것 같다. 코로나가 창궐하던 올해 1월, 여사님은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에 동행했고, 피라미드를 비공개로 관람했다. 청와대는 ‘이집트 측에서 관광산업 진흥 차원에서 부탁한 것’이라고 했지만,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일 이는 많지 않았다. 이전에 그랬듯, 여사님은 이번에도 침묵했다.
두 번째 경고는 2020년 4월 여사님 ‘수영 과외’라는 기사였다. 수영 실력이 뛰어난 청와대 여성 경호원이 가족부로 배치돼 1년간 여사님에게 수영 강습을 했다는 것이다. 이전 정권에서 유명 헬스 트레이너인 윤전추가 3급 행정관에 임명돼 박근혜 대통령에게 피트니스를 가르친 게 문제 된 바 있는데, 비슷한 일이 현 정권에서, 그것도 대통령도 아닌 영부인을 상대로 벌어진 것이다. 여사님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면 좋았겠지만, 이후 벌어진 일은 기사가 허위 사실이라며 경호처가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었다. 여사님에게 수영을 가르친 적이 없으며, 이게 다 동계올림픽에 대비한 인사였다는 경호처의 해명은 재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전에 그랬듯, 소송에서 패배한 뒤 여사님은 침묵했다.
세 번째 경고는 여사님 옷값에 대한 납세자연맹의 소송이었다. 연맹은 2018년 청와대 특활비와 여사님의 의전 비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청와대가 거부하자 소송에 들어갔다. 소송은 오래 걸렸고, 잘하면 문통이 퇴임할 때까지 결론이 안 날 확률도 있었다. 그 경우 의전 비용을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해 최소 15년간 아무도 보지 못하게 할 수 있다. 그래도 여사님은 대비를 좀 할 필요가 있었다. 예컨대 판결 이전에 좌파가 잘하는 포괄적 사과라도 했다면 어땠을까? 최소한 지금처럼 곤궁한 처지에 몰리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청와대가 택한 방법은 ‘버티기’와 ‘거짓을 동원한 꼼수’였다. 김정숙 여사는 2018년 10월,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샤넬이 만든 재킷을 입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때부터 3년이 지난 뒤 청와대에서 샤넬 측에 ‘옷을 기증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샤넬은 새로 옷을 만들었고, 이 옷은 2021년 11월 한국에 기증돼 인천공항에 전시 중이다. 청와대가 갑자기 이런 일을 한 이유가 뭘까? 의문이 풀리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올해 2월, 납세자 연맹이 낸 소송의 1심 결과가 발표됐다. 기밀 사항을 제외한 특활비와 여사님의 의전 비용을 공개하라는 판결, 그 이후 여사님 옷값에 대한 비난이 쇄도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여사님 옷은 다 사비로 샀으며, 해외에 나갈 때는 대여받은 뒤 돌려줬다고 해명한다. 그들은 그 증거로 인천공항에 전시된 샤넬 재킷을 예로 들었다. 청와대 탁현민 의전비서관 말을 들어보자. “샤넬에서 여사님께 한글이 새겨진 의복을 대여해 줬다. 대여이기 때문에 당연히 반납했고, 이후에 샤넬 측에서… 기증해 지금 전시하고 있다.” 그러니까 샤넬에 옷을 새로 기증하라고 한 것은 이때를 대비한 신의 한 수였던 것. 하지만 이 또한 꼼수라는 것이 밝혀졌다. 샤넬이 프랑스에서 여사님이 입었던 것과 완전히 똑같은 옷을 만들지 못한 게 의심의 단서를 제공한 모양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 뒤 청와대와 여사님에 대한 비난은 수십 배 커졌다.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여사님은 이번에도 침묵하고 있다. 여사님을 보호하기 위해 측근들이 갖은 방어를 하다 민망해져도, 옷을 만들어준 분들이 곤욕을 치러도, 여사님은 그저 칩거 중이다. 여론이 안 좋으면 절대 나서지 않는 문통과 어쩌면 이리도 닮았는지. 여사님께 한 말씀 드린다. 여사님, ‘유쾌한 정숙씨’는 어디 가고 침묵만 하십니까? 계속 버티시다간 역대 최악의 대통령 부인으로 등극할 것 같습니다. 아니, 벌써 1등 먹었나요?
서민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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