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비는 됐어요" 車사고 용서하자…집앞에 놓인 박스 속엔
중앙일보
(왼쪽부터) 접촉사고 이후 차량 상태, 가해자와 나눈 문자메시지.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자기 차를 들이받은 가해자를 용서해준 차주가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사연이 공개됐다.
피해 차주 A씨는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집 주차장에서 일어난 접촉사고 및 진행결과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사고 난 지 꽤 됐는데 사고 낸 분의 마음이 너무 감사해서 올려본다"면서 "회사 이직 결정하고 일주일 정도 쉴 때였는데 모르는 번호로 갑자기 연락이 왔다. 아파트 주차장인데 실수로 차를 긁었다는 연락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당시 외출 중이어서 확인하고 연락드릴 테니 일단 가시라 했다"면서 "이후 정비소에 가 정비를 하고 다시 연락했다"고 말했다.
A씨는 가해자 B씨와 나눈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A씨는 수리 전·후 사진을 첨부하면서 "부품비와 수리비가 얼마 안 나와서 제가 부담하겠다. 다음부터는 조심해서 운전 부탁드린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에서 A씨의 차량은 번호판과 지지대가 찌그러지고 범퍼가 살짝 긁힌 상태였지만 말끔하게 수리됐다.
이에 B씨는 "사장님 감사합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몇동 몇호에 사는지 알려달라. 작은 성의라도 드리고 싶다"고 했다.
A씨가 "초코파이 주시면 잘 받겠다. 다른 건 사양하겠다"며 농담을 하자 B씨는 "초코파이는 없다. 초콜릿이나 과자 종류, 세탁·주방 세제, 샴푸, 바디워시 드릴 수 있다"고 했다.
A씨는 "괜찮다"며 사양했지만 B씨는 간식 한 상자를 A씨의 집 앞에 가져다줬다.
가해자가 피해차주에게 보낸 선물.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상자 안에는 과자를 비롯해 세제 등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A씨는 "수리도 얼마 나왔고 차체엔 흠집이 없어서 그냥 넘어가려고 한 건데 괜히 제가 더 받은 기분"이라며 B씨에게 인사를 건넸다.
끝으로 그는 받은 선물 사진을 첨부하며 "정말 별거 아니고 비용도 얼마 안 들어서 괜찮다고 말씀드린 것. 초코파이도 그냥 한 말인데 너무 큰 걸 받아서 오히려 죄송하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훈훈하다", "상식적인 가해자와 피해자", "이게 사람 사는 맛이다", "기분 좋아지는 사연"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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