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李 옆집에, 직원 1인당 2억 복지…GH '2402호' 미스터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전남 목포 평화광장 유세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옆집에 마련된 경기주택도시공사(GH) 직원 합숙소를 둘러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입구가 1m 정도 떨어진 계단식 아파트의 이웃인 GH 측과 이 후보 측 모두 누가 사는지 몰랐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인터넷에서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이 후보 옆집 ‘2402호’ 놓고 직장인 시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집 앞. 왼쪽이 이 후보의 자택이고 오른쪽이 경기주택도시공사(GH) 직원들의 숙소다. 최서인 기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지난 17일 GH 직원들을 향해 “경기도 전역에 합숙소가 100개나 있는 게 맞냐”고 묻는 글이 올라왔다. “복지가 너무 좋다”면서다. 이 글에는 “직원 4명에게 9억5000만원이 들었다면 1인당 2억원이 넘는 돈을 직원복지에 사용한 것인데 과연 이게 옳은 사용처인가” “인원이 작은 회사에 사택이 100개가 넘는다면 방만 경영이다” 등의 지적이 담겼다. 특히 공사·공단 등 공기업 직원들이 의구심과 부러움을 나타내고 있다.
경기도 산하 공기업인 GH는 경기도 내 16개 시·군에서 공공주택 등 주거 관련 사업을 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도내 133곳에 전·월세로 직원 숙소를 두고 있다는 게 GH 측 설명이다. 현장 합숙소 102개에 본청 합숙소 31개라고 한다.
성남시 유일한 합숙소가 도지사 옆집?
133개 합숙소 중 성남시에는 1개 있다고 한다. 성남시에 유일한 합숙소가 직속 상관인 도지사의 옆집인 것이다.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한 아파트 2402호인 합숙소는 GH가 2020년 8월 보증금 9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했다. 공급 면적 197.05m²(59평) 규모다. GH 측은 “원거리에 사는 성남 판교 제2테크노밸리 사업 담당자들의 숙소”라고 설명했다. 대리 이하급 직원 4명이 묵는 숙소임에도 GH가 보유한 직원 합숙소 가운데 임대 가격이 가장 비싼 편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원한 GH 임원 출신의 한 인사는 “과거에도 GH에서 진행하던 큰 사업이 많았는데, 그땐 합숙소가 30~40곳이었다. 숙소를 얻는 것 자체가 공기업 입장에서는 예산 문제 등으로 부담인데 그렇게 숫자가 늘어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공기업 직원이 60평대 숙소에 산다고 하면 ‘국민의 세금을 헛되게 쓴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어 쉽게 진행할 문제가 아닌데 어떻게 그런 숙소를 얻었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GH 측은 합숙소 논란에 대해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나머지 132곳의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원희룡 “사장 지시로 계약”에 GH “금시초문”
이헌욱 전 GH사장이 2018년 성남시장 예비후보로 내세웠을 당시 사진. 사진 이헌욱 블로그
합숙소를 계약한 시점에 GH 사장이었던 이헌욱 변호사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리틀 이재명’이라 불리는 이 전 사장은 현재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약속과실천위원장을 맡고 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은 18일 SNS에 “2402호 전세는 이헌욱 사장이 동과 호수를 직접 지시했다는 GH 고위 임원의 제보가 있다”고 적었다. 원 본부장은 “(이헌욱) 사장이 기조실을 통해 직접 아파트 동호수까지 지정해 계약하라 했다 함. 합숙소 구하는 기안을 사원이나 대리도 아닌 부장급이 기안했다 함”이라는 GH 직원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블라인드 글을 공유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사장은 “이 후보가 사는 집 주소는 이번 보도를 통해 알았다. 동·호수를 직접 지정해 계약하라고 지시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합숙소가 재임 당시 늘어났다는 건 당시 사업이 많아 직원을 200명 이상 채용했고 직원 복지 차원에서 합숙소를 제공했다”며 “방만 경영 등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월세보다는 전세를 얻으라고 지시했던 때였다. (GH 합숙소가)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2015년 성남FC·주빌리은행 고문변호사를 역임한 이 전 사장은 이 후보가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2019년 2월 GH 사장에 취임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전 사장이 이 후보와 인연으로 경기도에 왔다”는 말이 돌았다. 2019년 2월 18일 열린 GH 사장 인사청문회에서는 이선구 경기도의원(민주당)이 “과거 정치 활동(2018년 성남시장 예비후보 출마)을 하면서 ‘내가 이재명이다’라는 피켓을 든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의하기도 했다. 당시 이 전 사장은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정책을 잘 계승하겠다는 의미다. 그 적임자가 바로 저라는 뜻이었다”고 답했다. 이 전 사장의 경력 등을 놓고 블라인드에는 “GH 사장을 건설 전문가가 아닌 변호사가 했었다는 것도 웃긴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전 거주자 성남시 산하기관 근무
경기주택도시공사 전경.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는 2402호의 집주인 정체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집주인 아들로 추정되는 50대 후반 A씨 부부는 이 후보 부부와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공급과 경호경비업 등을 하는 인력회사를 운영했던 A씨는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한 달만인 2011년 10월 성남시 산하 기관에 부장으로 특채됐다. 당시 성남시장은 이 후보였다.
부동산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A씨의 회사는 2011년 8월 2억 원대의 채무를 지면서 2402호에 근저당권이 설정됐고, GH와 전세계약을 한 시점인 2020년 8월 21일 해지됐다. A씨의 부인은 성남시 산하 다른 기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성남시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A씨 부부가 이 후보의 성남시장 선거를 도운 보은 인사로 성남시에서 일하게 됐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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