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미스테리

[사설] 우연으로 설명 어려운 李 후보 ‘옆집’ 의혹, 사실 땐 심각한 세금 횡령

레이찰스 2022. 2. 23. 19:10

[사설] 우연으로 설명 어려운 李 후보 ‘옆집’ 의혹, 사실 땐 심각한 세금 횡령

조선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다시 광화문에서’ 광화문역 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2022.2.17 남강호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분당 아파트 바로 옆집을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전세로 빌려 사용 중인 사실이 드러났다. 경기도청 산하 공기업이 이 후보가 경기지사이던 2020년 8월 그 옆집을 직원 4명의 숙소로 계약했다는 것이다. 61평 전세금이 9억5000만원이다.

야당은 “이 후보가 옆집을 아지트로 대선 준비를 한 것”이란 의심을 제기했다. 이 후보 측과 경기주공은 서로 “몰랐다” “허위 사실”이라고 했다. 경기도 아파트를 짓는 공기업이 현직 도지사가 1997년부터 살던 아파트를 모를 수 있나. 경기주공의 합숙소 현황을 담당하는 직원은 언론의 확인 질문을 받고 “10분 내 알려주겠다”고 했지만 바로 연차 휴가를 내고 사라졌다고 한다.

 

전세 계약한 경기주공 전(前) 사장은 이 후보 측근으로 알려졌다. 작년 말까지 2년 반 넘게 경기주공 사장을 지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전 사장이 이 후보 공약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별명이 리틀 이재명’ 등의 글이 올라왔다. 실제 그는 이 후보 부동산 공약인 ‘기본 주택’ 설계에 관여했다고 한다. 변호사 출신으로 여당의 성남시장 예비 후보로 등록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경기주공 사장일 때 이 후보 옆집을 직원 숙소로 구한 건 우연인가.

 

‘옆집’을 담보로 대출받았던 사람도 이 후보와 관련이 있다. 인력 제공업을 하던 그는 2011년 돌연 성남문화재단 부장으로 특채됐다. 당시 재단 이사장이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였다. 이것도 우연인가. 지금 이 후보 배우자가 시킨 초밥 10인분도 옆집에 있던 선거 요원들 용도라는 말이 나오는 건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우연’이 겹치기 때문일 것이다.

 

이 후보의 ‘옆집 의혹’은 지금까지 나온 법인 카드 유용과는 차원이 다르다. 액수도 10억원에 육박한다. 경기도민 세금으로 이 후보 개인용 불법 선거 사무실을 운영한 것으로 심각한 세금 횡령 범죄가 된다. 당선무효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이 후보 측은 아내 의혹과 ‘법카 문제’가 제기됐을 때 곧바로 ‘가짜 뉴스’라고 부인했지만 얼마 안 가 사실로 확인됐다. 이제 국민은 이 후보 측의 거짓말은 거의 일상사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 옆집 의혹은 그렇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