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저주 퍼부었다”… 與선대위 인사 ‘尹 인형 저주 의식’ 사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를 겨냥해 목과 두 팔, 두 다리를 차례로 다섯 토막낸다는 뜻의 ‘오살(五殺) 의식’을 치러 논란이 된 더불어민주당 전직 선대위 인사가 14일 “옳지 못한 행동이었다. 윤 후보에게 사과드리고 반성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산하 조직 상임위원장에 위촉됐던 남모씨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페이스북
‘혜명화’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남모씨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며칠 전 술에 취한 상태로 감정을 절제하지 못해 윤 후보에 대해 과한 저주를 퍼부었다”며 이런 사과문을 올렸다.
남씨는 지난 3일 민주당 선대위 산하 조직 상임위원장에 위촉됐다. 그의 소셜미디어에는 대선까지 100일 간 ‘이재명 대통령 당선 발원 108배’를 한다면서 불전에 기도하는 사진과 영상을 꾸준히 올라오기도 했다.
그런 남씨가 13일에는 “이제부터 오살(五殺) 의식을 시작하겠노라. 윤쩍벌을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한다”고 적고 사람 형상을 한 밀짚 인형 사진을 올렸다. 인형 얼굴엔 ‘윤 쩍벌’이라고 적은 종이가 붙었고, 날카로운 도구를 찔러놓기도 했다. 윤 후보는 다리를 벌리고 앉는 일명 ‘쩍벌’ 자세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남씨는 전날에도 윤 후보를 직접 거론하며 “아무리 생각해도 윤석열이 같은 인간 말종을 주변 탐문도 안 해봤는지. 저런 걸 총장에 임명하나?”라며 “옛 욕에 오살할 놈이라고 있다. 내가 저주 따윈 안 하는 사람인데 오살이 마땅한 인간에겐 오살 당하기를 바라고 바란다”고 했었다.
이런 게시물에 대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젠 선거에서 주술에 의존하는 선대위가 어딘지는 명확하다. 그것도 저주의 주술”이라고 비판했다. 차승훈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은 “캠프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사가 주술과 저주의식을 행했다”며 “이 후보는 사과하고 해당인사를 경질하라”고 했다.
남씨는 논란이 커지자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모든 분들께 해를 끼친 거 같아 송구하다”며 “저에게 과분한 민주당의 임명장을 받아 공명심에 자랑하고 싶어 임명장도 (페이스북에) 올렸다. 임명장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으니 조용히 그 임명장도 반납하겠다”라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남씨의 행동은 이 후보나 민주당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남씨가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해촉됐다”라고 했다.
김명진 기자 cccv@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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